자녀 교육의 핵심
누가, 진정 현명한 부모인가?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교육
이 대규 교수/전 부산대학교국어교육학과 교수
1. 학생과 부모를 괴롭히는 강사 중심의 몰입 교육
대부분의 학생이 날마다 공부하느라고 괴롭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성적이 낮아질 것이 두려워 괴롭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 괴롭다. 부모는 자녀의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 괴롭고, 학교에 내는 수업료 외에 엄청난 과외 수업료를 부담하느라고 괴롭다.
이렇게 학생은 공부하는 것이 괴롭고, 부모는 자녀를 공부시키는 것이 괴롭다. 이런 괴로움은, 어떤 방법으로도 고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집단적 질병이 되었다. 이러한 장기적 집단적인 교육 질병의 원인은, 대학입학시험 때문이다. 거의 모든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가장 큰 희망은, 자녀가 좋은 대학의 좋은 학과에 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려면, 학교에서 최우수 집단에 들어야 한다.
최우수 그룹에 들기 위해 학생은 학교의 정규수업 외에 학원이나 고액과외 학습을 하느라 쉴 틈도 없이 고통을 받고, 부모는 그 수업료를 지불하느라고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이 교육에서 실패한다. 이 교육은 처음부터 대부분의 학생이 실패하도록 운명 지어진 실패하는 교육이다. 이 교육은 요약된 단편적 지식과 수많은 유형의 문제를 끊임없이 풀고,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흥미 유도는 찾아 볼 수 없고 극심한 고통의 연속뿐이다. 학생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결국에는 학업에 실패하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이런 교육의 대안은 무엇인가? 실패하는 교육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다. 주입식 교육은 실패 할 수 밖에 없다. 실패할 교육을 왜 하는가? 하루라도 빨리 주입식 교육을 포기해야 한다. 주입식 교육을 포기해야 할 이유는 더 있다. 21세기에 들어 오면서 세계적인 교육방향이 창조적인 인재 육성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 대학들도 그 추세에 따르기 시작했고, 입시 방법도 창조적인 인재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현재 초ㆍ중생들이 대학에 들어 갈 즈음에는 주입식 교육이 실패할 확률은 더욱 커진다. 대학이 원하는 것은 창의적 인재인데 창의성은 주입식 교육으로는 절대로 신장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더보기
2. 성공하는 교육
교육의 본래 목적은, 학생에게 올바른 지식과 능력, 바람직한 태도와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은 그럴 겨를이 없다. 남과 비교하여 남보다 더 많이 문제 풀이를 해야 하고 때로는 친구의 실수까지도 반기는 ‘경쟁교육’이기 때문에 단편적 지식을 암기시키는 것 외에 능력과 습관을 발달시킬 여유가 없다. 당장 시험에 나올 만한 문제의 답을 많이 기억하고,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답을 쓰는 훈련을 쌓기에 바쁘다. 왜 그것이 답인지 따질 필요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먼저 배운 지식이 뒤에 배우는 지식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알 바가 아니다. 그때그때 실시되는 시험 문제의 답을 써서, 높은 점수만 받으면, 되는 공부이다. 그래서 이해도 되지 않은 지식을 기억하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성공하는 교육은,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 한 주일 전의 나보다 이번 주의 나, 작년의 나보다 올해의 나의 지식과 능력이 더 발달되는 데서 보람을 얻는 공부이다. 성공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는, 스스로 배우는 능력과 태도와 습관이 학습되어 있다. 그는 경쟁 상대가 있거나 없거나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며, 거기서 보람을 얻는다. ‘공부가 재미있어졌다’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강사 중심의 몰입교육을 받은 학생이 공부를 재미있어하는 학생을 이길 재주는 없다.
3. 성공하는 교육 방법
성공하는 교육은, 모든 교육에 기초가 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모든 교육에 기초가 되는 능력은, 독서와 작문 능력이다. 먼 과거나 현재나, 한국에서나 외국에서나 모든 교육의 근본은 독서와 작문 능력이다. 공부를 잘하는 힘을 학습능력이라고 하는데, 이 능력의 근본이 바로 독서와 작문 능력이다. 독서와 작문 능력은 요즘 말로는 독서와 논술능력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문적 지식을 흔히 교과라고도 하고 과목이라고도 한다. 학문과 교과는 글로 표현된다. 교과서는, 교과의 지식을 글로 나타낸 것이다. 학교 공부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과서를 읽으며 지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한 지식은 마음에 저장해야 하고, 저장한 지식은 재생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해한 지식을 마음에 저장하고 재생하는 것을 모두 기억한다고 말한다. 성공하는 교육은, 저장하기 전에 반드시 이해할 것을 요구하므로 성공하는 교육은, 저장한 지식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교과서의 지식은, 서로 관계를 맺는 체계를 이루고 있다. 교과서의 지식은, 예가 되는 지식과 예를 포함하는 지식, 전체를 가리키는 지식과 부분을 가리키는 지식, 원인을 나타내는 지식과 결과를 나타내는 지식, 증거가 되는 지식과 결론이 되는 지식으로 이루어져 전체적인 체계를 이룬다. 지식을 이해하는 것은, 지식 사이의 관계와 체계를 이해하는 것이며, 이것은 깊은 사고를 요구한다. 이러한 교과서의 지식체계를 단편적인 요약문을 만들어 암기시킨 후 잡다한 문제풀이로 틀린 문제의 답을 다시 암기시키는 주입식 교육은 학생의 잠재된 영재성 발현을 오히려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성공하는 교육의 기초 능력은, 바로 수준 높은 독서능력과 논술능력이며, 이 독서와 논술 능력을 학습능력으로 연계시키는 것이다. 이해능력, 사고능력, 표현능력을 모두 포함하는 수준 높은 독서능력과 논술능력은, 주입식 교육으로는 절대로 발달되지 않는다. 성공하는 교육은, 바로 수준 높은 독서능력과 논술능력을 발달시켜서, 학생이 스스로 모든 과목의 지식을 이해하고 저장하고, 사용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으로 연계시키는 교육이다.
4. 한국독서교육회의 성공하는 교육
한국독서교육회는 수준 높은 독서능력과 논술능력을 향상시켜서, 각 과목 교과서에 연계하여 학생이 스스로 교과서 내용을 분석ㆍ종합ㆍ비판ㆍ요약ㆍ정리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연구된 자기주도학습 교재를 완성하였다. 이는, 주입식 교육의 피해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고 건전한 인성을 기르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기르는 ‘성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임을 확인 하였다.
한국독서교육회는 처음부터 탐구 교육, 열린 교육, 수준별 교육을 교육의 방법과 방침으로 채택하여 왔다. 이것이 바로 실천하는 성공하는 교육이다. 한국독서교육회의 교육 목적과 방법과 방침이 널리 보급되어, 교육의 심각한 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어 온 주입식 교육이 시급히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자녀 교육의 핵심
다시 생각해보자
김병원 교수/ 심리언어학자, 교육학박사,
전 포항공대 응용언어연구소장
생각하는 힘
어린 아기였을 때에는 빈 우유병에서도 우유가 나오는 줄 알고 열심히 빨던 아이가 조금 자라더니 “엄마”와 “아빠”를 구별하여 듣고, “언니”와 “형”도 구별하여 듣게 되었다. 더 자라더니 짧은 노래도 따라하고 글자 읽는 흉내도 낸다. 이렇게 자라면서 학교 문턱을 넘게 되면 그때부터 더욱 뚜렷하게 자라는 자녀들을 보고 우리는 너무도 대견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매년 학년이 올라가는 자녀를 그저 대견하다고 보고만 있을 것인가?
무엇인가 더 좀 살펴주고 도와 줘서 더욱 훌륭히 키울 수는 없을까?
더보기
먼저, 무엇이 자녀를 그렇게 자라도록 해 주는가를 알아야겠다. 몸무게가 늘어나고 키가 크는 것은 먹이고 입히고 운동시키면서 하루하루 잘 재우면 거기서 특별히 더 해야 할 것은 없는 것 같은데, 학교 문턱을 들어서서부터는 해마다 학년이 올라가는 그것만으로 될 것 같지가 않다. 도대체 학년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이른바 “지적성장”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잘 도와줄 수 없겠는가?
인간의 지적능력은 ‘글의 읽기와 쓰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향상 발전하게 된다. 학교 안과 밖에서 읽기와 쓰기를 통해 어린이의 생각의 범위와 깊이가 한없이 넓고 깊어지게 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초등 때의 지적 성장을 위해 읽기쓰기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더욱 더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읽기쓰기의 정의’에 있다. 읽기쓰기를 글자 뜯어보고 말소리를 글자로 옮겨 쓰는 수준으로 정의한다면, 그런 읽기쓰기는 생각의 발전, 지적 성장에 별다른 영향을 줄 수 없다.
글의 내용 이해와 내용의 조직적 표현 과정을 많이 경함할 때 비로소 생각하는 힘, 지적 능력이 현저하게 향상되게 된다. 자기의 지적 수준에 부합되는 글의 내용을 스스로 읽어서 파악하고 그런 수준의 내용을 그런 수준의 글로 쓸 수 있는 힘이 우선 필요하다. 그 힘을 계속 사용하여 읽고 쓰기에 힘쓰면, 생각의 수준은 거기서 한걸음씩 더 향상되고 그 향상의 정도에는 제한이 없어진다.
이런 글공부가 선진국 교육의 핵심이다. 미국의 예를 들면, 그곳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는 고등학교 졸업 증서가 평생을 좌우한다. 고교 졸업 증서만 있으면 이른바 정신노동에 해당되는 지성인의 직장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고교 졸업 증서는 세 가지 시험에 통과해야만 수여된다. 하나는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시험이다. 또 하나는 내용을 정리해서 글로 써내는 시험이다. 그리고 나머지가 수학이다. 세 가지 중에서 두 가지는 글 읽고 쓰는 글공부 수준을 테스트한다.
이 시험에 불합격이면 고교 졸업 증서 대신에 수료증만 받게 되므로, 그것만으로는 지성인 직장을 구할 수 없게 되는데, 그 젊은이의 지적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 고교 졸업 증서 시험을 “능력 검사”(Competency Test)라고 하고, 이 능력 검사를 대비하는 교육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한다. 그렇다고 당초부터 초등학교 3학년을 시발점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의 일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고교 수료생의 어머니가 정부를 상대로 엄청난 금액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읽기쓰기 수준이 낮았었는데, 고교 3학년이 되도록 학교에서 그 수준을 높여주지 않아서 결국 아들이 능력 검사에 불합격하게 되었고, 졸업 증서를 못 받게 되었으니, 그 아이의 지적 수준과 평생 직업 문제를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승소했다. 엄청난 거액을 정부가 지불해야했다. 그 후부터 고교 졸업 대비의 능력 검사 준비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실시하게 되었다.
우리 자녀들은 어떤가? 우리에게는 그런 고교 졸업능력검사가 없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옳을까? 설사 검사가 있어도 학생 지도의 책임을 학교에 물을 수 있는 우리의 풍토도 아니고, 설사 그런다고 해도 재판이 교육의 책임을 학교와 정부에 물을 풍토도 아니다.
자라고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 지적 성장을 조직적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된다고 깨달은 이들이 나설 때가 되었다. 물론 모든 가정의 자녀들이 다 동일한 지적 성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생각하는 힘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려놓은 다음에는, 개인의 적성과 취미에 따라서 평생을 위해 서로 다른 직종을 선택하게 될 것이고, 그런 다음에는 직종에 따라서 지적 성장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 예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AI와도 경쟁하며 살아야 할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해 그 이상의 지적능력 성장을 위해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김재은 교수/ 문학박사 전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장
눈은 정보의 최대의 출입구
사람은 일생동안 엄청난 양의 정보(사람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사실들을 말한다)를 보고 듣고 만져서 우리의 머릿속에 저장하기도 하고, 또 그 정보에 따라서 유효적절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사람은 정보에 의지해서 발전한다.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사람이 일생동안 가지게 될 정보란 90%이상이 눈을 통해서 우리의 머릿속으로 들어간다. 정확하게 말하면 귀로 들어서 알게 되고 배우게 되는 정보의 양을 1이라고 한다면 눈으로 보고 알고 배우게 되는 정보의 양은 무려 580이다. 그러니 90%가 아니고 99.9%나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백문이불여일견이 아니고 580문이불여일견이다.
저장되는 정보는 눈이 지배하는 것이니까 독서를 하고 비디오를 봐야한다. 그런데 문제는 독서는 반복성이 강하지만 비디오는 일회성이다. 머리에 남아서 필요할 때 쓰려면 반복연습을 해서 확실하게 저장해야 된다. 이 점에서 비디오보다 독서가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비디오도 반복은 가능하지만 정보가 일방적으로 오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분석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독서는 비판하고 음미할 시간을 준다.
더보기
어린이에게 있어서 독서는 가장 효율적인 정보투입의 창구인 눈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임으로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정보, 지식, 사실, 현상들을 이해하고, 기억하고, 저장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독서는 어린아이들의 지식을 확대시키고, 이해력과 판단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인 것이다. 눈만큼 중요한 통로가 없는 것이다.
독서로 길러지는 것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크게 세 가지 기능을 길러낼 수 있다. 그 하나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지식 혹은 정보 확충의 기능, 두 번째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이해, 파악, 분석, 종합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기능이 있다. 지식만 갖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높은 능력인 이해, 나아가 창조성과 같은 고차원적인 능력도 길러 내게 된다. 셋째는 독서를 통해서 어린이의 가슴을 열어주어서 공감의 세계, 감동의 세계의 폭을 넓혀줄 수 있고, 세상을 보는 눈도 넓혀 주게 된다.
이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기로 한다.
<첫째>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어린아이의 지적능력을 향상시킬 수가 있다. 독서를 비교적 많이 하는 어린이는 단어(어휘)수가 늘고, 문장이해력이 늘고, 문장구성력이 늘어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에 풍부한 낱말을 쓸 수 있게 된다. 또 남의 말이나 글을 이해하는 능력도 향상이 되어서 아이들의 지적능력이 향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지적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이 느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지식을 이해하고 소화시켜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나아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기까지를 포함한다. 이런 과정을 통 털어서 지능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들이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둘째>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인간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복잡한 일들을 이해하는 능력이 커진다. 그래서 남의 말을 빨리 알아듣고, 또 비판적으로 듣기도 하고, 자기 나름대로 새겨서 듣기도 하고 나아가 인생과 사회에 대한 넓은 이해력을 갖는다. 이런 능력은 일생동안 영향을 준다. 어려서 인물 전기물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
이해력도 물론 지적능력의 일부이긴 하지만, 이 속에는 정서적인 것, 감정적인 것도 들어있어서 지성과 감성이 함께 길러지는데 중요한 몫을 한다고 할 수가 있다. 이와 같이 지성과 감성이 함께 자라게 되면, 그 힘으로 정치도 하고, 작가도 되고, 과학자도 되고, 예술가도 되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고는 지성은 물론 감성도 길러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셋째>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창조적 지적능력을 길러줄 수가 있다. 창조적 지능이란 보다 나은 것, 보다 새로운 것, 보다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힘과 태도를 말하는 것인데, 독서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속이 깊어지고 사물을 보는 눈도 달라지기 때문에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되고 남이 말하지 않았던 것을 말할 수 있게 되고 남이 쓰지 않았던 글을 쓰게 되고, 남이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발견하게 되었는지를 배울 수가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독서를 많이 하는 어린이는 하지 않는 어린이에 비하여, 다른 지적 능력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이다.
자녀 독서와 어머니 역할
김병욱 교수/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전 충남대학교 국문과교수
어린 아이가 처음 배우는 말은 ‘엄마’, ‘맘마’일 것이다. 어린 아이에겐 엄마는 곧 먹이와 사랑을 주는 사람이다. 어머니는 어린 아이의 세계의 중심인 동시에 세계 그 자체다. 인간의 성장은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의 발달과정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어머니를 영원한 고향으로 여기는 것이다. 현대인을 가리켜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고 말하지만 어머니가 있는 한 결코 외롭지 않다.
인간의 일생은 나서 죽을 때까지 몇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것을 통과의례라 한다. 이 통과의례의 현대적 관문은 출생, 백일, 돌, 유치원 입학, 초등학교 입학, 중학교 입학, 고등학교 입학, 대학교 입학, 결혼, 환갑, 죽음으로 대표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성년일도 중요한 관문이다. 원시 사회에서는 혹독한 시련을 극복해야만 성인이 될 수 있었다. 성년식은 제2의 탄생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머니를 떠나 비로소 홀로 설 수 있음을 나타낸다.
더보기
인간이 제도적으로 마련한 여러 교육기관이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어머니를 능가할 수 없다. 그러나 훌륭한 어머니라야 훌륭한 아이를 길러낼 수 있다. 유아기 때 인격형성의 뼈대가 잡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어머니처럼 교육열이 높은 어머니도 드물 것이다. 더군다나 요즈음처럼 자녀수가 적다보니 자식에 대한 관심이 때때로 지나칠 정도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놓고서 벌써부터 대학입시 걱정을 하는 어머니가 많다. 이렇게 준비심이 많은 어머니들이 어린아이의 독서에는 관심이 적다는 것은 놀랄 일이다
.
인간의 문명과 문화는 말과 글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어린이가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대변혁이다. 글은 문자를 통하여 우리의 말을 가다듬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완전한 말을 하려면 글을 읽을 수 있어야한다. 그러나 글을 읽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글 읽는 것 곧 독서는 인내심을 필요로 하고 지속적인 길들임이 필요하다. 책은 인간의 지혜뿐만 아니라 느낌과 마음까지도 들어있다.
현대는 전자 매체의 시대이다. 그러나 인쇄 매체인 책은 우리를 생각하게 한다. 책은 어떤 전자 매체보다 어린이에게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준다. 인간은 상상력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 냈다. 상상력이 없는 인간은 죽은 인간과 같다. 우리의 습관은 처음에는 거미줄같이 우리를 얽어매지만 나중에는 쇠사슬보다 더 강한 힘으로 우리를 옭아맨다. 그래서 독서는 어렸을 때부터 길들여야 한다.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값비싼 음식이나 옷을 사주는 것보다 책을 읽게 하고 대화 하는 것 이상 더 좋은 것이 없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어머니는 어린이의 최고의 교사다. 교육은 교사가 모범을 보여줄 때 최대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따라서 어머니가 자녀가 읽은 책에 대하여 묻고, 생각하게 하고, 격려하며, 말과 글로 발표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독서교육이라 하겠다.
그러면 어머니의 올바른 독서교육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자녀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골라야 한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은 값비싼 어린이 책을 어떤 선택의 기준도 없이 월부로 한 질씩 사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말해서 허세이고 과소비인 것이다. 이것이 자녀의 독서습관을 잘못 길들이는 것이다. 직접 자녀와 함께 서점에 가서 낱권으로 고르고 여러 가지 책이 있다는 것도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래야 어린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도 서점과 친숙하게 될 것이다. 물론 좋은 책을 고른다는 것은 말과 같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머니는 자기 자녀들의 식성을 알듯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녀가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하는 관심을 가지게 되면 자연히 좋은 책을 고르기 마련이다.
둘째, 편식이 어린이의 영양에 나쁘듯이 책도 마찬가지다.
가령 동화의 경우에도 외국의 것만 읽힌다면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창작동화도 골고루 읽혀야 우리 민족의 주체성이 생기게 되고, 우리나라 것과 다른 나라 것을 비교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줄 것이다. 마찬가지로 문학 작품만이 아니라 위인전, 과학, 동물 등 독서의 균형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
셋째, 어린이가 읽는 책은 어머니도 반드시 같이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과 책의 내용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몇 가지 문제를 만들어 질문을 하고 그 대답에 대해 자기 자신의 의견을 자녀들에게 말해주는 것이 좋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어머니 자신도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고 나서 느낌을 반드시 써 보게 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어머니 자신도 같이 독후감을 써서 자녀의 느낌과 어른인 어머니의 느낌이 서로 다름을 일깨워 줄 때 자녀들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아울러 독후감을 씀으로서 글짓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낱말의 선택에서부터 문법에 이르기까지 우리말의 표현을 올바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한다. 책이란 읽는 사람의 읽기 수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진정한 그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독서야말로 모든 공부의 원천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독서습관도 어려서부터 길러주어야 한